희귀 약용식물

강원도 오미자 재배기: 3년차 유기농 오미자밭 운영 기록

turestory-blog 2025. 8. 3. 15:51

1. 고랭지 유기농 오미자 재배의 시작

강원도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나의 유기농 오미자밭은 해발 600m를 넘는 고랭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여름철에도 기온이 높지 않고, 일교차가 크며, 일조량이 풍부해 오미자 생육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3년 전, 인공 비료와 농약에 의존하지 않는 순수 유기농 방식으로 오미자를 재배해보자는 마음으로 첫 모종을 심었다. 당시에는 밭 조성과 토양 분석, 유기 인증 절차 등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했지만, 강원도 특유의 깨끗한 자연과 맑은 공기, 풍부한 지하수가 품질 높은 열매를 약속해준다는 확신이 있었다.

첫해는 정식 전 밭을 개간하고, 유기질 퇴비와 녹비작물을 심어 토양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했다. 오미자는 줄기성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지주대와 유인줄 설치가 필수적이며, 바람에 약한 어린 모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보호망을 설치하였다. 또한 수분과 통기성, 배수가 적절히 조화된 흙을 만들기 위해 붉은 황토에 부엽토와 완숙 퇴비를 혼합하여 베드 형태로 정리하였다. 재배 초기에는 기대보다 성장이 더뎠고 병해도 빈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기농 방식에 적응한 토양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강원도 오미자 재배기: 3년차 유기농 오미자밭 운영 기록

2. 2년차의 분기점: 유기농 재배의 도전과 기회

2년차에는 본격적인 생장기와 함께 유기농 재배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유기재배는 곧 병해충과의 전면전이라는 뜻이었다. 특히 잎벌레와 진딧물의 피해가 잦았으며, 일반 농가처럼 살충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천적 유인식물이나 유황합제, 식물성 기피제를 활용해 방제해야 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미자 식물 자체의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해조류 추출액과 어분 추출물 등 천연 유기자재를 활용하여 엽면시비를 주기적으로 진행했다.

이 시기부터 생육이 활발해지며 오미자 줄기에는 왕성한 신초가 발생하고, 뿌리도 안정적으로 활착되기 시작했다. 오미자는 일반적으로 3년차부터 수확이 가능하지만, 나는 2년차 후반에 일부 열매가 결실되기 시작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 초기 결실은 맛이나 당도 면에서 아직 미숙했으나, 유기 재배임에도 병해 없이 성장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큰 자신감을 주었다. 무엇보다 유기농으로 자란 오미자 잎과 꽃은 색이 진하고 향이 깊었으며,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3. 3년차 첫 본격 수확, 유기농 오미자의 가능성

3년차인 올해, 드디어 오미자 수확이 본격화되었다. 오미자는 5월에서 6월 사이에 꽃을 피우고, 9월 초부터 수확이 시작되며, 이 시기에는 하루하루가 매우 바쁘다. 오미자 열매는 크고 탐스럽게 자라 붉은빛을 띠며, 그 자체로도 보기만 해도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유기농 방식으로 키운 열매는 일반 재배 방식에 비해 수확량이 10~20% 가량 적지만, 맛과 향, 저장성 면에서 차별성이 뚜렷하다.

수확은 일일이 손으로 진행하며, 알이 단단하고 껍질이 손상되지 않도록 정밀하게 작업해야 한다. 수확 후에는 세척과 선별, 건조 과정을 거쳐 말린 오미자나 생오미자로 가공한다. 나는 이 오미자를 이용해 한방차, 오미자청, 천연발효주 등의 가공 상품도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유기 인증 기준을 철저히 지켜왔다. 특히 올해는 강원도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과 연계하여 소비자 직거래를 시도했고, ‘유기농 3년산 오미자’라는 브랜드 네이밍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4. 지속 가능한 유기농 오미자밭 운영을 위한 전망

3년차를 마무리하며 느낀 것은 유기농 오미자 재배가 단지 작물을 기르는 일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비록 초기에는 낮은 수확량과 높은 노동 강도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토양은 더 건강해지고, 병해도 줄어들며, 오미자 스스로가 자생력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강원도처럼 청정한 환경에서 유기농 재배를 실천하는 것은 오미자 본연의 기능성 성분인 쉬잔드린(schisandrin)의 함량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향후 계획은 단순한 농산물 생산을 넘어서, 체험 농장과 한방 힐링 프로그램을 연계한 ‘오미자 테라피’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강원도의 관광 자원과 유기농 오미자의 고유 가치를 결합하면, 교육과 체험, 웰빙 소비가 어우러진 복합형 농업 모델이 가능하다고 본다. 나의 유기농 오미자밭은 이제 단순한 밭이 아닌, 하나의 가능성과 실험의 공간이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과 기록은 앞으로 유기농 오미자를 재배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지침이 될 것이며, 강원도의 농업 미래에도 작지만 단단한 씨앗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