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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약용식물

정선 산골의 보물 ‘천마’: 신경계 보호 연구와 임상적 가능성

by turestory-blog 2025. 9. 8.

1. 정선 천마의 생태와 전통적 활용

강원도 정선 산골은 척박한 토양과 극심한 일교차, 그리고 맑은 공기로 대표되는 고산지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자라는 천마(Gastrodia elata)는 독특한 생태적 특성을 지니며, 뿌리가 아닌 덩이줄기에서 약효를 얻는 기생식물이다. 광합성을 하지 않고 난초과의 균근 곰팡이에 의존하여 성장하는 천마는 강원도 산골의 숲 속 음지에서 자생한다. 정선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천마를 ‘하늘이 내려준 약’으로 칭하며 귀하게 여겨왔고, 주로 두통, 어지럼증, 신경쇠약 증상을 다스리는 데 사용했다. 특히 농한기나 노동 후 피로 회복을 위해 달여 마시거나, 가루로 빻아 탕약에 섞어 복용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천마는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희귀 식물로, 정선 사람들에게는 민간요법의 보배와 같은 존재였다.

2. 신경계 질환에 대한 전통적 효능과 기록

옛 의학서적에서는 천마가 경련을 진정시키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간풍내동(肝風內動)’을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곧 신경 흥분으로 인한 경련, 어지럼증, 두통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선의 토속 기록에서도 천마는 뇌혈관성 두통, 손발 저림, 노인의 신경 쇠약증에 자주 활용되었다는 사례가 발견된다. 특히 농사일이나 산간 노동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가 누적될 때, 천마 달임약을 복용하면 눈이 맑아지고 머리가 가벼워진다는 경험적 믿음이 전해졌다. 또한, 천마는 체내 혈류를 원활히 하고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조절한다는 전통적 효능으로 인해 노인성 치매나 중풍 예방을 위한 보양약으로도 쓰였다. 정선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천마는 단순한 산약초를 넘어 장기간 건강을 지탱하는 약재로 자리매김하였다.

3. 현대 과학이 밝히는 신경계 보호 효과

현대 의학 연구는 천마에 함유된 주요 성분인 가스트로딘(Gastrodin)과 바닐릴 알코올(Vanillyl alcohol)의 효능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성분은 뇌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동물실험에서는 천마 추출물이 파킨슨병 모델에서 도파민 신경세포 손실을 완화하고,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기억력 개선 효과를 보인 바 있다. 또한 천마의 항경련 작용은 중추신경계 과흥분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며, 뇌혈류를 개선하여 뇌졸중 이후 회복 과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외 연구 결과는 정선 천마가 단순히 민간 약재를 넘어, 신경계 보호를 위한 기능성 식품 또는 신약 소재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정선에서 자생하는 천마는 고산지대 특유의 생육 환경으로 인해 유효 성분 함량이 높아, 연구 가치가 더욱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선 산골의 보물 ‘천마’: 신경계 보호 연구와 임상적 가능성

4. 임상적 가능성과 산업화 과제

천마의 신경계 보호 효능은 임상 시험 단계에서도 일부 검증되고 있다. 소규모 임상에서는 만성 두통 환자와 경도 인지장애 환자에게서 증상 완화 효과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천마 성분이 실제 인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아직 대규모 임상 연구가 부족하고, 표준화된 추출물 제제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천마는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원료, 천연 신경 보호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무분별한 채취는 자생지 파괴를 초래할 수 있어, 인공 재배 기술 확립과 품종 보호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선 천마는 ‘토종 약초의 현대화’라는 흐름 속에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과학적 근거 확보와 지속 가능한 산업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